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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에세이

금연, 금주 이후 나의 생활의 변화 (2편)

by 프레시가이 201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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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위에 나열한 시도 중 단 하나도 아직 성공의 열매를 맺지 못했다. 각각의 시도에 대해서 쓰자면 한 주제 당 장문으로 한편씩 써도 모자랄 정도이며 경제적 독립을 위한 투자라 생각해 아낌없이 투자했고 강의료만 천만 원 정도, 투자한 금액까지 본다면 수천만 원을 넘게 사용했지만 투자금은 현재까지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강의료만 나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주식투자

항목 별로 어떤 시도를 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본 글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현재도 강의 및 모임이 존재하고 있고 나름 객관적인 실제 사례에 대해 쓴다고 해도 왜곡된 정보가 되어 자칫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거나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만 언급하자면 주식은 데이트레이딩을 6개월가량 도전했고 부동산은 갭 투자를 본격적으로 해서 2채 정도의 10~20평형 서울 근교 아파트 및 2채의 상권 오피스텔을 보유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은 카페 기반 플랫폼 구축, 인터넷 마케팅은 해외 쇼핑몰 드롭 쉬핑(Drop Shipping) 등을 시도하였으며 파이썬을 이용한 주식 자동 매매 프로그램 개발에도 도전했었다.

언급한 일들 중 일부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현재 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직장을 그만뒀을 때 본격적으로 해보기 위해 끈만 유지하고 있는 일도 있고 일부는 어느 정도의 수익은 냈지만 큰 성과는 아니며 장래성을 봤을 때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일도 있으며 일부는 완전히 망하고 절대 내 적성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게 된 일도 있다. 

비록 아직 성공이라고 부를 만한 성과는 어떤 것도 없지만 돌이켜보니 1년 정도의 기간에 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일들이었고 금주, 금연을 통한 절제된 마인드와 시간 활용, 건강의 회복 등이 있었기에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 많은 시도들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매일 퇴근 후 시간을 활용했고 주말에는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오후가 되기 전에 새벽 일찍 카페로 출근해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계획을 세웠다. 어떤 일은 돈도 잃고 시간도 잃고 신경 쓰느라 속까지 버리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경제적 독립을 위해 노력한 나에게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경험이 쌓여가는 만큼 금전적, 시간적 실패를 통해서라도 얻은 것도 많다. 하나씩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가면서 내 적성을 알게 되고 내 몰랐던 재능을 알게 되고 시간관리에 대해서도 느리지만 꾸준히 몸으로 체득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문제가 있었으니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나는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저탄 고지 식이(저 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당시 꽤 유행이었으며 내 몸에 맞는 것 같아 가족들이 조금 불편해했지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게 노력하며 나만의 식단을 유지했다. 별로 힘든 느낌 없이 불과 한 두 달 사이에 식이요법만으로 몸무게가 7Kg 정도 감량되었으며 등산도 매주 하면서 전체적인 건강 레밸도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금연이 주된 목적이었지 금주가 목적이 아니었다. 금주는 금연을 위한 일시적 방편에 가까웠으며 금연이 어느 정도 성공하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자리에서 한잔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고 일을 위해서도 과하지 않은 술자리는 필요하다 생각했다. 또한 일 년 정도 금주했으니 술에 대한 자제력도 어느 정도 키워졌다고 생각했고 금연을 바탕으로 저탄 고지 식이와 꾸준한 운동으로 인해 건강도 많이 좋아졌으므로 이전과는 다르리라 생각했다.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하고 당분간은 내 생각대로 자제력을 유지하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따로 술 마실 일이 없으면 술을 마시지 않았고 술자리에 가더라도 일정 수준 술을 마시면 자제하기도 했다. 술도 무척이나 강해져서 술을 마셔도 그렇게 힘들지 않으니 술자리에서 자신에게 용인하는 술의 양도 점점 많아졌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앉은자리에서 소주 네 병을 마셔도 멀쩡했고 다음날도 그리 힘들지 않았다. 

확실히 몸이 건강해진 만큼 술자리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으나 이 모든 것이 나의 착각이었음은 오래지 않아 드러나기 시작했다. 건강과 자제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경계심이 허물어지면서 서서히 잦아지는 술자리, 급속도로 많아지는 음주의 양 등으로 인해 다시 차츰 Black out 되는 현상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전 같은 모습은 다시 되지 않겠거니 생각하고 조금 조심하자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두 가지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나는 다시 금주를 하기로 결심했다. 하나는 회사에서 사이판으로 위크샵을 갔을 때였는데 기분이 좋아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고 결국 방을 못 찾아가 다른 직원들에게 민폐를 끼친 일이 있었으며 다른 하나는 가족 모임이 있어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너무 많이 마셔 필름이 끊기고 아내와 아이들은 먼저 집에 가고 나만 부모님 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집에 따로 온 일이 있었다. 

이것은 내가 지향하는 독립적인 인간의 형태와는 거리가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명상과 독서로 인해 많이 사그라들었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 시작했으며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한 청명하고 또렷한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러면 그렇지 어디 가겠어?”하는 것 같은 아내의 시선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위기의식을 느꼈고 오히려 담배보다 술이 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권투로 치면 담배는 서서히 인생을 좀먹는 젭이라면 술은 가끔 한방씩 크게 터져주는 스트레이트나 훅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게 나는 6개월 만에 다시 술을 끊었고 다시 금주 금연을 동시에 하게 되었으며 술에 대한 자신감이나 섣부른 관대함 따위는 저 멀리 던져버리면서 경제적 독립을 위한 공부와 영혼의 성장을 위한 독서를 계속하였고 이렇게 2기가 마무리되어갔다.

이렇게 금연을 시작하고 3년째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3기가 시작되었다고 해야겠지만 사실상 그렇게 해야겠다고 사전에 계획을 세워 둔 것도 아니었으므로 명확히 시간적으로 구분되지는 않는다. 1기와 2기가 중복되어 있거나 어떤 경험은 전 기간에 걸쳐 발생하기도 하니 언급한 대로 딱딱 나눠지지는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어쨌든 3기는 어떻게 보면 대단히 의미 있는 기간들이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3기의 주요 특징은 

 

부부간의 정상적인 관계 회복,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 대외 활동의 시작...

 

지금까지 금주, 금연을 해 오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일은 부부간의 사이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 아니 결혼 이후 이런 관계는 없었으므로 마치 리셋 버튼을 누르고 같은 사람과 새로운 삶을 다시 사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전 나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아내는 나에게 이혼을 요구했었고 나는 절대 안 된다며 그동안 살아온 나의 가치관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끼며 나쁜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으므로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 약 1년까지 아내는 쌀쌀하기 그지없었다. 옆에만 가도 바람이 씽씽 불 정도로 어쩌다 둘만 같이 있는 상황이 오면 그 시간이 어색할 정도로 냉랭했었으나 술, 담배를 하지 않으니 싸울 일도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집안의 소음 데시벨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게 하지 않기 위해 주말에는 집안 일도 적극적으로 했고 아이들과의 시간도 많이 가졌으며 가족들끼리 외식이나 나들이 등 액티비티도 많이 하려고 신경 썼다. 무엇보다도 한참 틀어진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면서 서서히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이렇게 1, 2년이 지나면서 각방을 쓰던 상황에서 어느 날부터 합방을 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만년빙 같던 아내의 마음이 서서히 조금씩이나마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간 내 마음도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명상을 하며 나를 보고 아내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려 했고 이제는 가끔이긴 하지만 서로 농담을 하거나 재밌는 얘기를 하면서 상대의 얼굴을 보고 환하게 웃을 때가 있는데 내색은 안 했지만 정말 기적 같고 보석 같은 순간이어서 눈물이 나올뻔한 적도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서로를 위해 신경 쓰고 보듬어주며 진정한 동반자로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서로의 영혼의 성장을 위해 힘닿는 만큼 지원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할 것이다.

아이들에 대해서는 이제는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정말로 3년 전에는 이혼을 진심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당시에는 둘 다 초등학생이었고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자신의 생존과 관련된 일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았으며 잔인하게도 속상한 어느 날 나는 아이들에게 만약에 아빠와 엄마가 지금 사이가 많이 안 좋다고, 만약 헤어지게 되면 누구랑 살고 싶냐고 물어보기까지 한적도 있었다. 

당시에 둘째는 너무 어려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첫아이는 약하게 틱 증상이 생겼고.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시작했는데 점점 증상이 심해져 갔다.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없을지는 모르나 분명 영향이 있었으리라. 비싼 약을 먹이고 침을 맞으며 치료를 지속했으나 쉽게 고쳐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약하게나마 증상이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 앞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도록 더욱더 노력했고 지금은 오히려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더 많아 겉으로 말은 안 하지만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된 느낌이 들곤 한다.

또 3기에 접어들면서 또한 가지 특징은 이전까지는 없었던 대외활동의 증가이다. 술과 담배를 끊으면서 이전의 단순히 술을 위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모임과는 자연스레 거리가 생기며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이 모임이 정리되면서 새로운 만남은 좀처럼 생기지 않았고 2기까지는 나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거나 가족들과의 관계 회복이 우선이었으므로 새로운 인연을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3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이전에 자주 만나지 않던 동창들이나 같이 공부를 하거나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모임을 통한 새로운 만남들이 생겼다. 새로운 인연은 새로운 일들을 몰고 온다고 하니 앞으로 내 인생이 새롭고 발전적인 인연들을 통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두고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금연 이후 지금까지의 변화를 나름 정리해 보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 절실한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하긴 했지만 정말 많은 긍정적 변화가 있었고 깨달음이 있었지만 아직 진행 중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하늘이 더 이상 쓰레기 같이 살지 말라고 나에게 시련을 빙자한 축복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없을 이 기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금주 금연을 유지하고 이렇게 영혼의 성장을 위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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