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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에세이

금연, 금주 이후 나의 생활의 변화 (1편)

by 프레시가이 2019.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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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내가 금연과 금주를 한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으니 이제는 그 이후의 내 삶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해 보려 한다. 며칠 있으면 금연을 시작한 지 1000, 본격적으로 금주를 시작한 지는 500일이 이미 넘었다. 내 자신을 위한 선물을 해야 하는데 무엇을 할까 고민 중이다. 너무 작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크지도 않은 범위 내에서 내가 평소에 쉽게 사거나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하나 선택하려고 한다.

금연, 금주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전과 다른 지금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연, 금주를 촉매로 삼아 남은 반평생의 변화를 꾀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결국 독립적인 인간으로 거듭남."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사실 아직 완전히 유혹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며 아직도 가끔은 속상한 일이 있으면 담배도 한 가치 생각이 나고 흡연몽을 꾸기도 하며 좋은 일이나 슬픈 일이 있으면 소주 한잔에 기쁜 마음을 더하거나 슬픈 마음을 털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아직은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 냉정하게 관찰 중이며 때때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부분도 있으나 생활습관 및 주변 환경은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때로는 서서히 때로는 급격하게 계속해서 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나의 금연, 금주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생활이나 생각의 변화 패턴을 기준으로 지금 와서 분류해 보자면 1, 2기 그리고 3기, 총 세개의 기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기는 금연, 금주를 같이 시작하여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기 전까지 1년여의 기간, 2기는 술을 마시면서 금연만을 유지한 약 6개월 간의 기간, 마지막 3기가 다시 금연, 금주를 같이 한 현재까지의 16개월가량의 기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1는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독이 빠져나가는 기간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드라마틱하게 생활의 패턴이 변한 기간이기도 했고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많이 해보기도 했다. 모든 생활의 포커스가 금연에 맞춰져 있었다. 이 기간에는 사실 금주도 금연을 위한 임시방편이었고 금연을 위해 일시적으로 안 한다는 생각이 있었으며 금연이 완전히 정착되면 그 이후에는 좋은 사람들과 한잔씩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 시기에 내 행동 패턴은 먹고 자는 시간,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음 네 가지의 행동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운동, 독서, 명상, 사우나…

 

성인이 된 이후로 내 생활 전반에 담배가 구석구석 스며 있었기 때문에 담배를 끊기 전까지는 난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으리라고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일을 하거나 놀 때는 물론 슬플 때, 기쁠 때,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기분 좋게 운동을 한 이후, 길게 전화통화를 할 때, 제안서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할 때, 밥을 먹고 난 후, 화장실에서 큰일을 볼 때,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은 배급 주듯이 아무 일이 없어도 한 시간에 한 가치 씩 매일매일 20년을 넘게 피웠다. 아니 성실하고 충실하게 주입하였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중간에 두 번 정도 며칠 동안 안 핀 적이 있긴 했다. 군대에 가서 훈련소에서 초기 입소 후 일주일 동안은 금연을 시켰었는데 그때 타의에 의해서 한 번, 그리고 30대 중반쯤 진짜 담배를 끊어보겠다고 생각하고 해가 바뀌는 기간에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정도를 안 피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고 깨어 있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 소파에 앉아있다가 담배 생각이 나면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담배를 사지 않기 위해 아예 현관문을 나서지도 않았다. 그러나 출근을 해야 했기에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 휴일이 지나고 출근을 하면서 상쾌한 바깥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게 되었고 미친 듯한 흡연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편의점에 들어가 다시 담배를 사면서 3일간의 반항은 막을 내렸고 그 이후 당분간 반사작용으로 오히려 그 이전보다 피우는 양이 더 많아졌었고 그 이후 담배를 내 인생에서 내보내기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여 다시는 끊을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약으로 도파민의 필요로 인한 니코틴 갈망,  갖가지 중독물질의 부족으로 인해 밀려오는 불안감 및 떨림 같은 육체적인 금단증상은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고 해도 생활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흡연의 습관은 그렇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 지독한 습관의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생각이 날 때마다 심호흡을 하고 명상을 하고 사우나를 갔으며 저녁에는 무조건 반신욕을 했다. 그동안 누적되어 있을 니코틴을 포함한 모든 중금속, 유해물질들을 뽑아내면서 더불어 내 썩어빠진 나태함이나 부정적이고 의존적인 성향도 같이 뽑아낸다는 생각으로 수시로 사우나와 반신욕을 했고 한 번은 고온의 불한증막에 들어가 한 시간을 있다가 탈진하여 거의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쌓인 독을 빼낸다는 생각으로 정진하며 하루하루가 흘러갔고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도저히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습관의 요구도 강도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으며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점점 담배와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언제 담배를 핀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할 정도로 변해가기 시작했고 이렇게 일 년 정도가 지나자 점점 담배를 내 인생에서 몰아내는 것이 1차 목적이 아니게 되고 이제 변한 내 자신을 좀 더 아끼고 가꾸고 결국은 혼자 설 수 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2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초기의 일년여의 기간을 지내면서 50, 100, 200, 300, 1년 이렇게 기념할 만한 날마다 나에게 선물을 했다. 향수를 사기도 하고 고급 롱코트를 사기도 했으며 비싼 건강검진을 받기도 하였다. 순간 순간 나의 결심과 각오를 다지자는 뜻이었으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도전의 과정에 양념을 얹어 주기 위해서였다. 또한 폐활량이 좋아지면서 마라톤을 준비하기도 하고 건강을 위해 죽도록 싫어했던 등산의 상쾌함을 깨닫기도 했으며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등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삶이 펼쳐졌고 전반적으로 생활이 매우 긍정적이고 건전하게 변화한 시기이기도 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당시 아이들과 그때부터라도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던 시기가 조금이라도 더 늦어졌더라면 정말 끔찍한 결과가 생겼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소름이 돋곤 한다는 점이다. 아들인 첫째는 그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고 있던 시기였고 늦었지만 그전까지는 전무했던 아들과의 캐치볼이나 싸이클링, 공차기 등의 신체활동을 통한 교감을 통해 사이가 비약적으로 가까워졌었다. 만약 이 시기에 이런 적절한 교감이 없었다면 안 그래도 사춘기에 접어든 지금 가끔 민감한 반응들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는데, 아마 말 한마디 붙이기 힘들 정도로 멀어지는 사이가 됐을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특히 지금도 사이가 좋은 우리 이쁜 둘째 딸에게는 자전거를 가르쳐 주어 같이 타러 다니기도 하고 어린이 박물관 등 재밌는 곳을 데리고 다니며 아빠와의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주었으며, 이전에는 냄새난다면 가까이 오지 않으려 했었으나 금연 이후 매일매일 포옹하고 뒹굴고 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그 소중한 순간들은 어떻게 보면 경이롭기까지 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수십년간의 무분별한 생활로 인해 누적되어 나빠진 건강이 술, 담배를 끊었다고 1년 만에 좋아질 수는 없으므로 어디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신경증 적으로 무조건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내시경과 정기검진뿐만 아니라 눈물이 조금 나면 안과를 가고 어깨가 조금만 뻐근해도 한의원을 가고 발바닥이 조금만 아파도 정형외과를 가는 등 건강에 심하게 신경을 썼으며 지금까지 살면서 돌보지 못한 내 몸에 보상이라도 하듯이 어떻게 보면 신경증 적으로 민감하게 내 몸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그동안 보살피지 못한 나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남은 절반의 인생 밑천을 제대로 만들기 위함도 있었다. 

또한 집중력이 좋아지고 정서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어렵지 않은 책은 4~5시간 정도를 일어나지도 않고 앉은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기도 하였고 독서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활용하는 차원으로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좋은 습관들, 예를 들어 감사일기 쓰기, 저녁 10시에 취침하여 새벽 5시에 기상하기, 저탄 고지 식습관을 통해 체중 감량하기, 코어 근육 보강 및 슬로우 트레이닝으로 기초 대사량 증가시키기 등을 내 생활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한 금연, 금주가 목표가 아니었으므로 하루하루가 나를 발견하는 시간, 회복하는 시간, 성장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1년여의 시간이 어느새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길지 않았지만 나름 알차고 성공적이었던 경험들을 곱씹으며 이 정도면 이제 슬슬 술을 조금씩 먹기 시작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해도 부부 사이의 깊이 파인 감정의 골은 아직 복구가 안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1기가 지나가고 2기에 접어들면서 나는 술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나 자신을 구현하는 삶을 살기 위해 경제적인 독립과 시간적인 자유에 도전하기 시작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이 2기의 기간동안 난 여러 가지 것들을 시도했으며 투자라 생각하여 돈도 정말 많이 썼다.

2기를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경제적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 시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것 같고 이때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과 퇴근 이후의 시간을 활용하여 내가 시작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주식, 부동산, 인터넷 마케팅, 온라인 플랫폼 구축, 프로그래밍 언어 스터디...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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