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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에세이

삶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명상의 네가지 효과

by 프레시가이 201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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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한다. 처음에는 금연을 위해 담배가 피고 싶을 때 심호흡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여 금연카페에 나와있는 방법대로 따라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고 실제로 담배가 피고 싶을 때 가만히 앉아 호흡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담배가 피고 싶은 절실함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 이외의 효과나 올바른 방법 등에 대해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인터넷 명상카페 등을 통해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다가 뭔가 부족함을 느껴 서점에서 관련 서적을 한 권씩 구입하여 보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중, 고등학생 시절에 나는 무협소설을 참 많이 보았었다. 당시에는 컴퓨터도 일반가정에 보급이 거의 안돼 있던 시절이었고, 당연히 인터넷도 없었으며 운동 같은 야외활동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므로 별다른 취미를 가지기 어려웠다. 게임은  동네 오락실을 가야 할 수 있었고 만화도 만화가게에 가서야 볼 수 있었던 시절이었으며 돈도 별로 없는 학생 신분으로 마음대로 그런 곳을 가게 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당시 아버지가 무협소설을 빌려다 보는 취미가 있으셨고 덕분에 나도 자연스럽게 집에서 굴러다니는 무협소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런 무협소설을 보면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기묘한 호흡법과 기연을 통해 내공의 증진시키고 그 내공으로 초식을 익혀 고수가 된다는 내용이 모든 무협소설에 나왔었다. 고수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고 천리안이 되며 손짓 한 번으로 수백 명을 죽이게 되는 내용을 보면서 그렇게 되고픈 치기 어린 마음에 고등학생 시절에 부모님을 졸라 우리나라에 몇 없었던 단전호흡 학원을 등록하기도 했었다. 

물론 부모님께는 건강에 좋고 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거짓말을 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수련이 본인에게 맞고 올바른 방법으로 오랜 기간 정진한다면 마냥 거짓말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다녔던 곳은 단학선원이라고 지금은 전국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해외에서도 세를 넓히고 있는 한국 단전호흡의 메카가 된 일지 이승헌 선생님의 선원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서울 안국동을 포함에 몇 개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무협소설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야심 차게 시작했건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답답하기만 하고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만 했었던 기억이 있다. 여드름 투성이의 고등학생이 대학생들과 어르신들 틈에 껴서 한 두 달 했지만 힘들고 괴롭기만 할 뿐 하늘을 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결국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다.

 

 

명상을 다시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볼 때는 명상이라고 하면 막연히 그런 단전호흡을 생각했었다. 호흡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단전에 기운을 충만하게 하고 제3의 눈이 떠지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환골탈태하는 뭔가 목적이 있는 호흡수련법을 생각했었는데 물론 그런 방식도 아직 남아있으며 여러 가지 다른 방식들도 있지만 일반적인 명상은 많이 다른 것이었다. 정리해서 말하면 그냥 편하게 앉거나 누워 내가 호흡하는 것 또는 내 몸의 부위를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인위적으로 호흡을 조절할 필요도 없고 떠오르는 생각을 억지로 지워버릴 필요도 없이 가만히 앉거나 누워 나를 바라보는 게 다였다.

우선 몸에 집중하여 각 부위별로 의식의 포커스를 맞추었을 때 느껴지는 느낌에 집중하여 민감도를 높인 상태에서 호흡에 대한 집중으로 넘어가고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다가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그냥 그대로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보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 내가 어떤 감정이 생기는구나, 이런 감정이 느껴지니 몸의 어느 부위에 어떤 감각이 생기는구나 하면서 가급적 제삼자의 시각으로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면 떠오른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을 통해 파생된 감정이나 느낌은 무시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그때 다시 호흡에 집중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되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의식이 아득해지는 순간이 오면서 마음속에 상당한 크기의 평화가 자리 잡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구글의 차드 맹탄의 책을 시작으로 하여 해외 유명 선인들의 책, 그리고 국내 전문가들의 책을 시간 날 때마다 탐독하였고 이런저런 정보를 많이 얻었고 목적에 따라 정말 다양한 명상 방법을 알게 되었으나 결국은 위에 하는 방식으로 매일의 수련방식은 수렴되었다. 이렇게 꾸준히 매일 새벽 앉아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과거 조급했던 성격이나 편협했던 시각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누그러지는 느낌이 들면서 삶에 있어서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명상을 시작하면서 발생했다고 생각되는 삶의 변화 네 가지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해 보겠다.

 

1. 자신의 변화

 

 


명상을 하면서 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내면 모두 부드러워지는 변화가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굳었던 얼굴이 조금씩 풀어지고 안색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내면이 안정되는 느낌으로 인해 이전에는 말하는 투라던지 내용이 가시 같고 송곳같이 냉소적이고 비꼬는 어조가 많았는데 대화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려 하다 보니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남의 말을 더 많이 듣는 태도가 생겼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게 되었고 가시 돋친 말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큰,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변화는 Self-Control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에 대해 이전에는 "하기 싫으니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지 않았던 경우가 정말 많았다. 그런데 명상을 하게 되면서 그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나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예를 들어 저녁을 먹고 난 후 걷기를 해야 했는데 식후의 나른함도 나른함이지만 만약 시기가 얼어붙을 듯한 겨울밤이라면 일반적인 경우 그냥 안 나가는 경우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매일 걷기 운동을 하면 좋은 건 알고 있지만 내가 정말 귀찮게 생각하고 나가기 싫어하는구나."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싫었던 마음이 누그러들면서 운동을 하러 나가는 날 보게 되었다. 이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상황이 아닌가 싶다. 과학적인 근거 여부를 떠나 그냥 그런 상황들에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기만 해도 감정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상황이 이성에 의해 실행되는 경우가 현저히 많아졌고 그런 일련의 행동들의 변화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2. 가정의 평화

 

 


이 부분은 명상만의 효과라기보다 명상을 통해 파생된 부분들까지 포함된 효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명상을 통해 성격이나 행동이 부드러워진 것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가정의 평화를 가져온 원인의 전부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고 단순히 명상만의 효과가 아니라 명상을 통해 얻게 된 Self-Control의 용이함으로 장기간 지속해온 금연과 금주를 하게 되면서 그 파급효과도 동시에 발생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우선 자제력을 통해 금연, 금주를 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이전 같으면 평일은 평일대로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 같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으며 주말은 금요일 퇴근 후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늦게까지 술을 먹고 그 여파로 다음날 점심이 지나고 느지막이 일어나서 숙취 때문에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 전반적인 체력이 저하되어 놀아주거나 나들이를 가더라도 온전히 서로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상황에 몰두한다기보다 그냥 의무적으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하는 일 정도로만 생각하고 마지못해 나갔었던 것 같다.

명상을 통해 담배를 피우지 못함으로써 스트레스가 유발되는 게 아니라 담배 자체가 그런 전반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금연을 하게 된 것도 가족 간의 관계가 좋아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더 이상 몸에서 나지 않는 냄새. 기력의 회복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가족과 같은 시간을 보내도 아이들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었고 그만큼 기분도 잘 맞춰줄 수 있었다.

명상과 그로 인해 파생된 금연, 금주를 통해 우리 가정 내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게 되었다는 것. 이 변화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3. 불안, 걱정, 근심의 뚜렷한 감소

 

 


내가 가진 성격이나 살아온 삶은 이도 저도 아닌 부분이 있다. 학창 시절부터 공부도 못하지도 잘하지도 않는 중위권이었으며 그렇다고 잘 나가는 애들처럼 잘 놀지도, 완전 숙맥같이 못 놀지도 않는 그냥 그런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냥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고 내 삶은 그대로 쭉 이어졌다. 대학도 상위권도 하위권도 아닌 서울 근교 수도권의 중위권 대학으로 진학했고 자연스럽게 대기업이나 공기업, 금융기관 같은 곳에 취업은 못했지만 - 중위권 대학에 간다고 해서 이런 곳에 취업 못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개인적으로 그 평범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말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  일반 중소기업에 취직해 몇 번의 이직은 있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쉬어본 적은 없고 꾸준히 경력을 쌓아 그렇게 높은 수준도 낮은 수준도 아닌 연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손가락질을 받을 만큼 아주 형편없이 산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은 삶의 변화를 위해 시도하고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나이에 더해지는 숫자는 점점 더 빠르게 더해지고 있는데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이 외부에서 보기에 크게 문제가 있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특별히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미래의 자신이나 가정을 위해 무언가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직장이 신의 직장이어서 버티기만 해도 말년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시작할 기력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막막하기만 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력과 체력도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면서 하루하루 버티기만 하는 것도 버거워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근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별일이 없더라도 이 막연한 불안과 근심, 걱정은 시시때때로 문득 떠올라 나를 괴롭게 했다. 그러다 보니 차츰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시각마저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즐겁거나 행복할만한 일이 있어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이럴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던가 "네가 이렇게 즐길 자격이 있느냐?"라고 생각하는 식으로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제동을 거는 일이 다반사였다. 모든 일에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상황을 점점 있는 그대로 볼 수 없게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명상을 통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 채 가만히 호흡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내가 만들어낸 필요 이상의 걱정과 근심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져 있었으며 진정한 나도 아니었으며, 발생하더라도 관심을 통해 에너지를 불어넣어 유지시켜주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스러지는 하나의 작은 현상에 불과할 뿐임을, 심지어 나에게 필요한 어떤 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또한 위에 잠깐 언급했던 Self-Control 능력의 향상으로 아직 무엇에 도전해야 할지 확실히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연료로 한 도전에 대한 두려움 감소가 자리 잡아가기 시작하고 막연한 두려움도 점점 사그라들면서 뭘 하든 죽지는 않겠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날이 갈수록 그 자리를 대체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명상을 통해 발생한 이런 변화들로 인해 불안과 걱정, 근심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듯한 이 변화 또한 마음에 든다.



4. 진정한 휴식

 

 


명상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느낌은 "편안하다!"였다. 굳이 표현하자면 "깨어있는 상태에서의 수면보다 더 편한 숙면"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진정한 이유는 "최고의 휴식(구가야 아키라 저, RHK)"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항상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는 뇌가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해도 의식적으로 공회전을 하고 있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상태이기 때문이며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시동 자체를 꺼줘야 하고 그 시동을 꺼준 상태가 명상을 하고 있는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명상 초기에 마음이 복잡하면 명상을 하였고 명상을 하면서 복잡한 머리와 들끓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가라앉는 경험을 하면서 조금은 중독성을 가지고 힘들 때마다 명상을 잠깐씩이라도 하는 습관이 들었는데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이것이 혹시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한 현실도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명상을 지속하면서 얻은 깨달음과 책들을 통한 지식의 습득을 통해 현실도피가 아닐 뿐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 한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대로 된 휴식이 명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런 깨달음을 통해 알게 된 진정한 휴식의 순간이 참 마음에 든다.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명상이 나에게 가져다준 몇 가지 변화를 쓰긴 했지만 이 모든 것이 끝이 아님을 알고 있다. 사고나 큰 병이 걸려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세 인생에서 아직 반도 살지 못한 내 인생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알 수 없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만나게 된 명상과의 인연에 감사한다. 하나의 작은 좋은 변화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임을 알게 해 줬고 시간이 지날수록 번지듯 조금씩 외부에 대한 경계와 내부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주고 바로 지금 여기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명상에 감사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지속할 것이고 앞으로도 삶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기를 바라본다.

참고로 초기에 명상을 시작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이것저것 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유명한 헤드스페이스도 해 보았고 유튜브나 다른 앱들도 많이 해보았지만 가장 괜찮고 쉽게 명상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마보"라는 앱이었고 안내하는 기초훈련 및 상황별 명상들을 통해 좀 더 빠르게 익숙해지지 않았나 싶다. 앱을 개발해 준 유정은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지금은 특별히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면 아무것도 틀어놓지 않고 그냥 내가 쉬는 숨을 보는 경우가 제일 많고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고 깊이 빠져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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