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동안 루틴을 빠뜨린 날들, 50대가 솔직하게 돌아본 기록
블로그를 시작하고 두 달 가까이 매일 아침 루틴을 이야기해 왔지만, 사실 하루도 빠짐없이 다 지킨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그렇게 듬성듬성 빠뜨린 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루틴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한 날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두 달 동안, 완벽하지 않았던 날들
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로 끝나는 제 1인칭 경험담입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미온수에 크레아틴을 타고, 8층에서 11층 옥상까지 걸어 올라가고, 맨손운동 30분을 채우는 빡빡한 일이 두 달 내내 단 하루의 흔들림도 없이 이어졌다고 하면 그건 솔직하지 않은 이야기일 겁니다.
며칠이나 빠뜨렸을까
늦잠을 자거나 아침 컨디션이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날, 실제로 몇 번 루틴을 거른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 루틴 전체를 통째로 포기하고 거른 날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맨손운동과 슬로우조깅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가볍게 하고 넘어간 날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조깅은 접고 맨손운동만 하고 끝내는 날이 있습니다. 깐깐하게 따져서 그런 날까지 "거른 날"로 친다면 숫자는 조금 더 늘어나겠지만, 아무것도 안 한 날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거르게 되는 날의 패턴
가만히 돌아보면 제 스스로 루틴을 거르게 되는 날은 크게 두 가지 패턴이었습니다. 늦잠을 잔 날, 그리고 눈은 떴는데 왠지 모르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입니다.
하루 쉬어 가도, 다음 날 다시 신으면 됩니다.
빠뜨린 뒤 돌아오는 방법
하루를 거른 다음 날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하지는 않습니다. 저한테 거른 날은 실패한 날이 아니라 그냥 하루 푹 쉬는 날일 뿐이라서, 다음 날 아침에는 늘 하던 평소 루틴으로 덤덤하게 다시 돌아갑니다.
다 하지 못하는 날의 방식
컨디션이 애매한 날에는 루틴을 통째로 날려버리기보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소화하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맨손운동만 하거나, 출근하지 않는 쉬는 날이라면 슬로우조깅만 나가는 식입니다. 비 오는 날 맨손운동만 하는 것도 같은 방식입니다.
하루 쉬어도 꾸준함은 유효할까, 습관 연구는 어떻게 말하나
저는 하루를 거른 날이라고 해서 의욕이 꺾인 적은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그냥 하루 쉬는 날일 뿐이고, 두 달이라는 긴 호흡 안에서 꾸준함은 끄떡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제 이 편안한 생각이 객관적인 자료로도 뒷받침되는지 궁금해져서 관련 연구를 좀 찾아봤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의 필리파 랠리(Phillippa Lally) 등이 2010년에 진행한 습관 형성 연구에서는, 참가자 96명이 84일 동안 매일 특정 행동을 반복하며 그 행동이 얼마나 "자동으로" 느껴지는지를 꼼꼼히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 어떤 행동이 최대로 자동화되는 데 걸린 기간은 사람마다 18일에서 254일까지 편차가 무척 컸고, 그 중앙값은 66일이었다고 합니다.
저에게 더 반갑게 눈에 들어온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중간에 하루를 빼먹은 것이 전체적인 습관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루이틀의 완벽함보다는 반복이 아예 끊기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이 길게 유지되는 것이 핵심이라는 취지로 읽혔습니다.
습관은 처음에 빨리 붙고, 갈수록 완만해진다고 합니다
같은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얼마나 저절로 하게 되는지"를 그래프로 그려 보면, 처음에는 가파르게 쑥쑥 올라가다가 시간이 갈수록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어느 높이에서 평평해지는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66일은 바로 그 평평한 최고 높이의 95%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입니다.
다만 이 66일이라는 숫자도 분석이 가능했던 82명 가운데, 곡선이 잘 들어맞은 39명만을 기준으로 낸 값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무조건 66일이라고 믿기보다는 "어느 정도 몸에 익으려면 두 달 남짓은 족히 걸린다" 정도로 편하게 받아들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하루를 빠뜨렸을 때 자동화 점수가 떨어진 폭도 그리 크지 않았고 금방 회복됐다고 하는데, 여러 날을 연달아 쉬거나 아주 길게 쉬는 경우까지 확인한 연구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쉬는 날을 미리 정해 두면 오히려 오래간다는 연구
제가 하는 "둘 중 하나만 하는 날"과 묘하게 닮은 이야기를 다룬 연구도 있었습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마리사 샤리프와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수잰 슈가 270여 명에게 한 달 동안 걸음 수 목표를 주고 달성률을 비교한 실험입니다. 목표는 네 가지로 나눴다고 합니다. 주 5일만 채우는 쉬운 목표, 주 7일을 모두 꽉 채우는 어려운 목표, 그리고 주 7일 목표에 "비상용 휴일"을 주 2일 또는 한 달 8일 붙인 목표입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비상용 휴일을 둔 쪽이 목표를 최종 달성한 비율이 쉬운 목표나 어려운 목표 그룹보다 최대 40% 높았다고 합니다. 하루를 놓친 다음 날 다시 목표를 채운 비율도 주 2일 휴일 그룹이 55%로, 무조건 매일 채워야 하는 그룹(37%)보다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비상용"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휴일을 아껴 쓰게 되고, 하루를 놓쳐도 자신이 아직 계획 안에 있다고 느껴 계속 이어갈 힘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비상용 휴일을 달력에 미리 정해 두지는 않았지만, 루틴을 거른 날을 실패가 아니라 그냥 "하루 쉬는 날"로 유연하게 여기는 제 생각과 참 닮은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에 낸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에도 비슷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어떤 양의 신체활동이든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고, 더 할수록 좋다는 현실적인 권고입니다. 성인에게는 주당 중강도 유산소 활동 150-300분(또는 그에 준하는 고강도 활동)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 구분 | 내용 |
|---|---|
| 습관연구 | 자동화까지 중앙값 66일(18-254일) |
| 하루 누락 | 전체 형성에 영향 적음 |
| 습관 곡선 | 처음엔 빠르게, 갈수록 완만해지다 평평해짐 |
| 비상용 휴일 | 주 2일 휴일 그룹, 놓친 다음 날 복귀 55%(매일 목표 37%) |
| WHO 권고 | 조금도 안 하기보단 나음, 주 150-300분 |
자료들을 쭉 살펴보니, 하루 이틀 쉬었다고 그동안 아침마다 쌓아 온 루틴이 공들인 탑 무너지듯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제 믿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강박적인 연속 일수보다 두 달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라고 봅니다.
참고한 자료
- BPS Research Digest - Seven ways to be good(1): Learn healthier habits - 2011-02-07 게시 - 랠리(Lally) 등 2010년 습관 형성 연구에서 하루를 거른 것이 장기적인 습관 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설명의 근거
- Silicon Canals - UCL habit automaticity research (18-254일, 중앙값 66일) - 2026-08-29 게시 - 습관이 자동화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참가자 96명 기준 중앙값 66일, 범위 18-254일이라는 수치의 근거
- The Behavioral Scientist - How Long Does It Take to Form a Habit? What Lally et al. (2010) Actually Found - 2026-02-09 게시(2026-09-09 수정) - 자동성 곡선이 처음엔 빠르게 오르다 평평해지는 모양, 66일이 82명 중 곡선이 잘 맞은 39명 기준이라는 점, 하루 누락 뒤 빠른 회복의 근거
- UCLA Anderson Review - The Case for Building Wiggle Room into Goals - 2019-04-10 게시 - 샤리프·슈의 "비상용 휴일" 걸음 수 실험(270여 명, 달성률 최대 40% 차이, 놓친 다음 날 복귀 55% 대 37%)의 근거
- WHO Europe - 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at a glance - 2021-05-04 게시(원 가이드라인 2020년 발표) - "어떤 양의 신체활동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공식 권고와 주당 150-300분 권장 수치의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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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지킨 두 달은 아니었지만, 듬성듬성 쉬어 간 날이 섞여 있어도 루틴은 지금 이 순간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저처럼 비슷하게 루틴을 툭 거른 날이 있으셨다면, 자책 대신 어떻게 다시 기분 좋게 이어 가셨는지 댓글로 들려주시면 반갑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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